<웹보고서>

2021년 인화로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봄을 부르는 그림책’ 현장인터뷰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주최하는 2021년 제주지역특성화문화 예술교육사업의 지원 사업으로 진행하는 인화로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봄을 부르는 그림책’에 그림창작수업이 있었다. 봄을 그리는 그림책 수업의 공지가 뜨자마자 망설임 없이 참여하게 되었다.

 

지난 5월 12일부터 시작한 ‘봄을 부르는 그림책’ 수업은 인화로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16주 동안 문장수업과 그림수업을 하면서 그림동화책을 만들었다. 월요일과 목요일에 두 반을 만들어서 신현아 작가의 그림지도와 김윤희 작가의 문장지도 아래 동화책을 만들었다.

 

오리엔테이션 때는 수업전반에 대한 소개와 강사와 참여자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그림책에 대해서 막연한 생각들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또한 간단한 계획이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그림책 만드는 과정의 강의를 들었고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는데 처음에는 말도 안 되고 생각들이 풀어지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하였다. 계속적인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말을 공유하고 격려하면서 줄거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날은 그림책에 말하고자하는 자기이야기를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가 구상해온 그림책에 대한 생각이나 간단한 계획,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서 서로서로 공감하기도 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구상한 이야기를 썸네일(스토리보드)에 글을 쓰기도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찾아 함께 고민하고 느낌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네 번째 날에는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그림구상을 하기 시작했는데 16주라는 짧은 시간동안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순서에 관계없이 먼저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글을 써오기도 했고 나름대로 조금씩 정리를 하여왔다. 각자가 정리한 것을 한 사람씩 발표하였는데 장면을 나누고 그림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를 서로 의견을 묻고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하면서 만들어 갔다.

다섯 번째 날 조은숙 그림책작가님께서 오셔서 그림책이론과 그림책에 관한 강의를 해주셨는데 그림책내용에 들어갈 요소라든가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 그림책 글쓰기의 모든 것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그림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으로 좋은 결말의 열두 가지 기준은 말씀해 주셨는데 그림책을 그리면서 알아야할 것 같아서 적어본다.

이야기의 결말은 뜻밖이면서 당연해야한다.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면 안된다.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
앞에 쓴 모든 내용과 이어진다.
문제는 주인공이 해결한다.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든 변한다.
우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조력자가 도중에 마법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등장인물은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말은 마지막에 나온다.
깔끔하게 매듭을 짓는다.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되지만 희망은 담겨져야 한다.

그림책 이론을 배우면서 어떻게 갈피를 잡아야 할지 더 어려워 졌지만 서로서로 대화를 통해서 부족한 것은 채우고 배우면서 하나씩 터득해 가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조금씩 마무리하면서 그림 1&#8231;2차 구상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할지 막연했었다. 다들 처음인 분들이 많아서 조금씩 생각을 정리하고 스토리북을 작성하였는데 스토리북에는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이야기의 내용을 적고 거기에 어울리는 그림은 아주 간단한 스케치로 작성하였다.

더미북은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작은 책이다. 만들 때는 스토리북을 잘라서 만들기도 하고 종이를 접어서 소책자모양으로 만들어 내용을 그림으로 그렸다. 색을 칠하는 경우도 있고 스케치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들 어렵다고 힘들어하면서도 동화책을 만든다는 기쁨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그렸다.

완성된 더미북을 토대로 장면을 판형에 크기에 맞게 스케치를 하고 원화에 그리기 시작하였다. 재료는 그림물감, 색연필, 오일파스텔, 크레파스 등으로 자기에 맞는 재료를 택하여 그림을 그렸는데 모두들 정신이 하나로 집중되어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만 같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그리면서 모두가 하하호호~~ 자유롭게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의 그림을 평가하기도 하고 격려도 해주면서 서로가 다독여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림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서로서로 챙겨주는 모습은 너무 보기 좋았다.
수업시간에 원화 1장을 다 그리지 못할 경우 집으로 가져가서 그려왔는데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몇 장씩 그려오는 열의를 보이기도 하였다. 모두들 진지한 표정과 모습들이 진짜 작가가 되는 것 같았다.
그림부분에서 신현아 작가님의 지도하에 조금씩 그림들이 완성되어가고 마침내, 원화가 완성되어 마무리 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해냈다는 마음이 너무너무 뿌듯하여서 서로 감싸 안고 등을 토닥이기도 하였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글과 그림을 매치시키기 위해 문장을 만들고 김윤희 글작가님을 통해서 조언을 받기도 하고, 서로의 의견들을 교환했지만 결국은 본인이 정하는 것이라 결정은 본인에게 맡겼다.
‘봄을 부르는 그림책’을 통해서 자기에 맞게 글쓰기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편집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만의 그림책이 나오는 과정을 배웠다. 한 장 한 장 애정이 들어가는 글과 그림을 연출하는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림책은 완성이 되었지만 코로나19가 4단계로 제주에 확산되면서 모든 활동이 중지 되어 만나지 못했다. 모임을 할 수가 없어서 계속 모이지 못하다가 3단계로 내려가면서 추석이 지난 2021년 9월 23일에 조촐하게 그림책 낭독회를 하였다. 다과회도 하지 못하는 시간이었지만 그림책을 받을 때의 감동은 모두들 잊지 못할 것 같다. 서로의 책 교환을 하였고 글을 쓰게 된 동기와 그림을 설명해주니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제각각의 목소리로 자기의 그림책을 낭독하였는데 감동이 되어 목이메인 사람들도 있었다. 그동안 고생해오며 걱정하던 모든 것들이 완성된 그림책으로 스르르 풀어진 것 같았고 자기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토닥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들 이번 그림책수업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이 계기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계속해서 해내고 싶고,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 같이 참여했던 사람들이나 나 자신 또한 그림책작가에 대한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힘을 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기운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가정주부로 아이들과 정신없이 사느라고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많은 기쁨을 주었던 시간이었다.

기사 작성자 : 바느질 기자단 신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