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나는 이어도 뮤지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없는 시간이 길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가 아닌 거리를 두기를 해야 했고 함께 협동하는 놀이나 수업은 경험 할 수 없었다.

집안에서 홀로 온라인을 통한 학교 수업을 대체하고 놀이터와 운동장이 아닌 손안에 작은 미디어기구로 종일 일방적 소통을 해야 하는 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시간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아이들에게 어떤 활동이 필요할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주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일환으로 전문예술법인 (사)제주빌레앙상블에서는 초등 4~6학년을 대상 <2021 나는 이어도 뮤지션>이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도심 속 숲에서 자연의 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소리를 아이들이 직접 채집하고 다양한 방식의 표현한다.
소리를 찾으며 느낀 점과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사/작곡 등 창작 활동을 하며 채집된 소리를 창작 곡에 입혀 ‘내가 느낀 이어도’를 완성해 본다.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11회 차에 걸쳐 야외와 실내에서 진행된다.

취재 갔던 날에는 계절이 바뀌는 비가 왔다.
채플린 소극장은 제주시 아라동에 소재해 있다.

-자고 있던 뇌와 시각을 깨우는 연습 <자고 있던 뇌와 눈을 깨우는 연습으로 좋은 틀린 그림 찾기>

수업의 시작은 시각과 집중력을 깨우기 위해 틀린 그림 찾기다.
아이들은 스크린의 그림에 빠르게 집중했고 열정적으로 열여섯 가지의 틀린 그림을 맞추어 나갔다.

집중력을 높인 아이들은 이내 눈을 감고 스스로의 감각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눈을 감고 있으면서 주변에서 나는 소리와 호흡하며 느껴지는 냄새, 비 오는 날의 피부의 느낌과 공기의 온도까지 집중해본다.
느끼고 있는 감각, 들리고 있는 소리 등의 모든 것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눈을 뜨고 노트에 문장이나 단어가 아닌 곡선, 점, 선, 도형 등으로 표현했다.
색깔로도 표현할 수 있고 정답은 없다

-자연에 나가 소리 채집하기

야외에 나가 채집하고 싶은 소리를 미리 적어보고 개인 휴대 장비에 마이크를 끼워 준비를 마쳤다.
감각을 깨우고 노트에 표현하고, 움직이는 숨을 넣는 작업까지 해 본 아이들은 이제 자연에 나가 소리 채집을 시작한다.

<소리 채집 장소 산천단>
[잠깐 정보 : 산천단은 한라산신제를 올리는 곳이다. 옛날에는 새로 부임한 목사가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가 천제를 지냈었는데 그 과정에서 제물을 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얼어 죽거나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잦았다. 그것을 보고 아라동으로 재단을 옮기고 천제를 지내게 했다고 알려지는 이 약동 목사의 사적비 또한 함께 볼 수 있다.]

<자율을 원하지만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자율은 어색하고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나름의 방법을 금방 찾아 간다>
단체에서 준비한 마이크를 아이들 개인 휴대 장비에 끼워 각자의 방식대로 소리를 담는다.
밖에 나와 조금은 상기된 듯한 아이들

- 채집한 소리에 움직임을 만들어 보기

소극장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산천단에서 채집하고 느낀 감각들을 다시 한 번 움직이는 영상으로 표현했다.
야외로 나가기 전 조금은 조심스럽고 차분했던 리듬은 다녀온 후 훨씬 생동감과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긴 온라인 수업으로 조금은 지쳐있던 아이들은 자연과 창작활동의 즐거움에 빠져들고 있다.


5학년 김지우는 오늘 채집한 소리 중에 물소리가 맘에 든다고 했다.
온라인 수업은 답답하고 지금의 수업은 자유로워 좋다고 한다.
1기 때도 참여했었는데 이번엔 소리를 채집하니까 더욱 기대되고 그때보다 더 멋진 가사를 만들어보고 싶다.

5학년 변서형
나무 흔드는 소리가 채집한 소리 중에 맘에 들었다.
자연의 소리 느낌을 가사에 잘 담아 쓰고 싶다.
온라인 수업을 하며 친구들을 못나고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는데 직접 와보니 더 생생하고, 친구의 추천으로 참여했지만 심심하지 않고 같이 이야기하며 수업하니까 좋다.

이어도 뮤지션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수집한 자료를 시각적, 언어적 표현이 더해지고 음악적 지식을 습득한 아이들은 결과물들을 바탕으로 스스로 창작 곡을 만들어 연습하고 녹음도 할 것이다. 남은 활동과 이 프로그램의 취지 방향성에 대한 스토리를 담당자를 통해 들어본다.
아이들 또한 코로나의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을 살고 있다.
어찌 보면 선택지가 없는 아이들에게 더욱 가혹한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작지만 이어도 뮤지션과 같은 자율과 창작이 가능한 프로그램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도 서로 눈 마주치고 소리로 들으며 또래들과 함께 과정을 해나가는 활동들은 아이들에게 이 시기 더욱 귀한 시간일 것이다.
취재하는 동안 10주 후 아이들의 결과물이 무척 궁금해졌지만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다.


기사 작성자 : 바느질 기자단 강소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