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메라타 제주꿈다락문화학교

<너는 특별하단다>

 

한가로운 일요일 저녁, 모든 집에서는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을 앞두고 온 가족이 도란도란 앉아 저녁을 먹고,
함께 마지막 주말 시간을 여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한 센터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가장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악기 소리와 노래 소리, 분주하게 악보를 넘기는 소리, 음이 틀릴까 조마조마한 소리까지도 들립니다. 이 소리들은 어떤 소리들일까요?
이 소리를 내는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멋진 삼양바다의 야경을 배경으로 센터에서 함께 생활하는 형, 동생들과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내는 소리들입니다. 한쪽에서는 지휘를 하며 아이들에게 들어갈 신호를 알려주시고, 한쪽에서는 자기가 내는 소리가 틀렸다며 속상해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달래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또,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내래이션을 읽어보고, 지휘하시는 선생님과 피아노 연주하는 선생님의 소리에 따라 생전 처음 보는 다양한 타악기들을 함께 연주하고 있습니다. 또, 야외에서는 아이들에게 멋진 클래식 음악 공연을 보여주시려고 무대를 설치하는 선생님들이 내는 소리도 가득합니다.
이 다양한 소리들이 부산함과 어울려 각자가 마지막 공연에서 보여줄 각자의 소리와 음악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한껏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한 번 그 현장으로 가볼까요?

리허설 삼매경

“선생님, 여기 음이 좀 틀린 것 같아요.”
“아니야, 정말 잘했어.”
서로 다독여주며 연습하는 뜨거운 현장악보와 내레이션 종이에 열심히 표시하는 학생들.
마지막 수업과 공연을 앞두고,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뜨거운 손짓, 몸짓, 눈빛을 보여주네요.
우리가 만드는 특별한 타악기 연주 공연을 위한 리허설은 기본입니다.

가정의 불화와 여러 어려움으로 센터에 입소한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센터에서 함께 살며, 누구든 쉬고 싶을 주말 저녁을 아낌없이 이 시간에 쏟아 붓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함께 생활하는 형, 동생들과 처음으로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기들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고, 다양한 소리를 듣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이름도 잘 모르고 처음 보는 악기들을 만져보고, 흔들어 보고, 두드려보며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듣는 경험은 아이들 인생에서는 잊을 수 없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위로라는 말을 직접적으로도 건넬 수 있지만, ‘you raise me up”’이라는 노래를 통해서도 건네받고, 생소한 악기들을 연주하면서 선생님들이 해주시는 잘 한다는 칭찬으로도 받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열심히 배운 흔적들이 악보에 고스란히 남아있네요.
아이들이 센터에서 키우던 강아지 쿠키의 음악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깨알같이 적힌 메모에 아이들의 이야기가 음악극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10주가 담겨있습니다.

하얀 백지에 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는 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하얀 백지를 주었을 때, 이야기를 적어보라면 머리가 하얘질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 백지에 무지개 색으로 이야기를 채워갑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강아지 쿠키를 통해 전해지는 아이들 이야기는 진한 울림을 전해줍니다. 내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는 것, 그것을 말과 노래와 음악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감동이 아닐까요. 종이에 가득 채워진 이야기와 소리가 너무 아름답네요. 이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함께 밟았을 숲길과 함께 들었을 다양한 음악들이 종이 가득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는 여름 날씨였는데, 하루 만에 늦가을의 쌀쌀한 날씨가 되어버린 마법과도 같은 날.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 열리는 아이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
그 공연에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야외공연을 위해 세팅을 해봅니다.

아이들이 보여줄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을 위해 또한, 아이들에게 보여줄 마지막 클래식 공연을 위해 선생님들은 분주하게 무대를 꾸밉니다. 이 마지막 공연을 위해 10주를 분주하게 달려왔습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을 아이들이 경험하기를 바라고, 아이들 각자가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나에게도 이렇게 특별한 소리가 잠재되어 있구나, 이런 멋진 연주를 하는 나는 특별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기를 선생님들은 누구보다 가장 바라고 바랐습니다.

조명과 악보, 악기도 멋지게 배치했습니다.
벨트리, 쉐케레, 싸이렌, 플렉사톤, 슬랩스틱.
타악기의 이름들은 하나같이 신기합니다.
타악기를 배우는 10주 동안, 아이들은 다양한 타악기와 다양한 클래식 음악과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고, 자기들의 내면의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아이들 인생에서 처음 본 타악기들을 10주 안에 배우는 것이 짧지만, 또, 자기들 마음 속 소리를 찾아 음악으로 표현해내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이 소리가 나오기까지 사려니 숲길을 찾아가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기도 하고, 선생님들이 음악으로 전달한 소리를 몽타주를 표현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표현해 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아이들이 키우던 쿠키라는 이름의 강아지의 가출 사건을 아이들의 타악기 공연 주제로 정했다고 합니다.

K-팝과 전자 음향에 익숙해 있던 아이들이 프로그램이 있을 때마다 직접 들었던 클래식 공연들이 오늘은 야외에서의 운치까지 더해져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합니다. 아이들에게 항상 음악을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들은 매 수업 때마다 멋진 클래식 음악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직접 듣는 클래식은 그저 녹음된 소리로 듣는 것과는 다른 감동을 안겨줍니다. 처음엔 멀찍이 앉아서 공연을 구경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공연이 진행되면서 맨 앞자리로 나앉아 가까운 자리에서 공연을 구경하였습니다. 공연을 한 선생님들의 가슴에도 뜨거운 것이 벅차오르고, 클래식 음악을 눈과 귀로 직접 들으며 아이들의 마음에도 음악이 주는 위로가 가득찹니다. 공연이 끝날 때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겠지요.


타악기를 배우며 익힌 톤 차임과 우리 내면의 이야기를 공연으로 표현한 날.
아이들이 아끼고 사랑하며 키우던 강아지 쿠키가 음악수업을 땡땡이를 치고 가출했다가 후회하는 이야기를 직접 지어 노래, 내레이션과 함께 타악기 공연을 멋지게 해냈습니다.
운치 있는 야외 공연 무대에 서니 아이들은 ‘마치 우리가 연예인이 된 기분’이라고 한 마디씩 합니다.
마지막 수업이자 공연인지 끝나고 아이들이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음악을 통한 위로와 소통은 이렇게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너는 특별하단다>는 게임과 대중음악, 전자음향에만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햇빛, 바다, 바람, 나무처럼 클래식음악을 친숙하게 경험하도록 합니다.
즐거운 음악 놀이와 재미있는 타악기의 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내면의 나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서로 존중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며 특별한 우리만의 음악극을 만들어가는 까메라타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까메라타
63083)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12길 24, 202-1305

기사 작성자 : 바느질 기자단 홍래겸